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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일과 해금플러스’, + + ‘두타연의 울림’지난 25일, 양구 두타연에서 2022 ‘PLZ Festival’이 열렸다. ‘PLZ’는 PEACE & LIFE ZONE의 약자로 DMZ가 생명과 평화의 땅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2019년부터 강원도와 접경지역 5개 군(철원, 고성, 인제, 양구, 화천)이 주최하는 지역문화축제이다. 이 행사는 음악을 매개로 DMZ에 숨 쉬는 모든 생명의 소중함과 평화의 감각을 일깨우며 ‘DMZ TO PLZ’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매년 20여회의 야외공연을 진행하는데, 26일 양구 두타연에서는 ‘강은일과 해금플러스’ 팀의 단일 국악 공연을 개최했다. ‘강은일과 해금플러스’ 팀은 해금 연주자 강은일을 중심으로 기타 한동일, 베이스 김대호, 타악 박찬희, 양금 한진구로 구성됐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된 곡은 지영희 ‘산조’, 피터쉰들러 ‘해금랩소디’, 바하 ‘G선상의 아리아’, 피아졸라 ‘리베르탱고 & 백학’, 한진구 ‘새로운 노래’, 강은일 ‘도피안사’, 류형선 ‘비에 젖은 해금’, 강은일 ‘밀양’, 류형선 ‘헤이야’로 총 9곡이다. 이 곡들은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러면서도 공연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유지 되었다. 이런 성과는 다음과 같은 몇몇 요소들에 의해서이다. 하나는 해금의 초고음역 사용 효과이다. 첫 곡인 ‘도피안사’를 포함한 거의 모든 곡에서 해금이 초고음역을 연주했다. 대개 해금은 고음에서 특유의 찢어지는 소리 때문에 중음역대-중고음역대를 기본으로 한다. 이 공연에서는 찢어지는 고음을 하나의 음악적 효과로 사용했다. 극적인 연출이 필요한 야외 공연이나 곡의 하이라이트에서 사용했기 때문에 자칫하면 듣기 싫을 수 있는 소리가 멋들어진 효과음이 되었다. 둘은 재즈와 탱고 스타일이다. 출연진 중 ‘재즈 씬’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베이스, 기타리스트가 있기 때문에 많은 곡에서 Jazzy한 느낌을 연출하였다. ‘리베르탱고’와 같은 곡은 원래 탱고가 베이스가 된 반면, 'G선상의 아리아' 같은 곡은 전통 클래식 곡임에도 기타의 Jazzy한 진행으로 새롭게 재탄생하였다. 셋은 양금 연주의 음향적 효과이다. ‘새로운 노래’라는 곡에서 한진구 작곡가가 직접 양금을 연주했다. 두타연의 계곡 소리와 양금의 맑은 음색이 어우러져 객석에서만 들을 수 있는 하나의 음향 효과가 됐다. ‘새로운 노래’라는 것은 곡명이 아니라 아직 제목을 정하지 못하여 붙인 가칭이라고 한다. 청중들에게 제목을 지어달라고 했는데, 밝은 곡의 분위기와 양금으로 낼 수 있는 음향적 효과를 고려해서 ‘두타연의 울림’이라고 할 수 있겠다. 9곡의 연주가 끝나고 연주자들과 청중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체 사진을 찍기도 하고 이번 공연의 중심이 된 강은일 연주자가 청중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강은일 연주자는 "행복한 날이다. 우리가 평화를 이뤄야 되겠다. 그리고 마음속의 고요도 함께 이뤘으면 좋겠다.”며 공연의 소감을 전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감상하는 음악은 감동이 크다. PLZ Festival 주최 측의 세심한 기획력을 엿볼 수 있다. 계곡 자연음과 어우러진 해금은 청중에게 우리 음악 그대로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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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극 “갈바니 전기로 통하였소?”, “통하였다”8월 5일 금요일 밤을 기억한다. 8월의 열기로 가득한 예술공간 ‘혜화’였다. "갈바니 전기로 통하였소”의 팀은 연습 막바지 단계였다. 8월 12, 13, 14일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이 작품은 ‘김나영판소리연구소’의 김나영 감독, 장혜리 기획, 이빛나 연출, 김진성이 제작을 맡았다. 음악 감독인 김나영이 직접 작창하고, 출연 신형식과 윤효원이다. 판소리꾼인 신형식은 ‘갈바니’역, 연극배우 윤효원은 미래에서 온 여행자 역을 맡았다. 당시에는 칭송 받지 못하였으나 오늘날 심장 제세동기(심실 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해 심장에 삽입하는 전자 장치)의 근원이 된 갈바니의 업적을 통해서 청년들과 과학 발전을 도모하는 과학자들에게 응원과 존경의 목소리를 보내기 위한 기획이다. 소리꾼 신형식이 연기한 루이지 갈바니(Galvani, Luigi 1737~1798)는 이탈리아의 해부학자, 생리학자로 1780년 개구리의 뒷다리가 방전에 의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갈바니의 물리학자 친구인 볼타(Volta, Alessandro)가 그의 이론을 반박했고, 연구는 인정받을 수 없게 되었다. 작품은 이와 같은 갈바니의 안타까운 평가를 배경으로 한다. 볼타와의 논쟁에서 패배한 후 인정받지 못했던 그가 어느 날 타임머신을 타고 온 시간여행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시간여행을 하면서 기억을 잃어버렸는데, 과학자의 회상을 들으며 자기가 누구인지 왜 시간여행을 하게 됐는지 서서히 기억하게 된다. 시간여행자는 피뢰침 덕분에 목숨을 구한 적이 있는데, 발명의 근원을 알아보다 갈바니를 알게 되어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시간여행자는 갈바니의 업적이 미래에서 인정받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갈바니는 무거운 마음의 짐을 덜게 된다. 출연진은 완벽한 연기를 위해 무더위 속에서 노력하였다. 이 공연을 위해 작곡된 노래는 판소리와 건반 반주가 섞인 퓨전국악의 형태였다. 건반이 중심을 잡아줘서 고수가 없이도 진행이 가능했으며, 소리꾼의 역량으로 북 장단 없이도 박자를 탈 수 있었다. 작창가이자 음악감독인 김나영은 연기자들의 멘토가 되어 연습을 도왔다. 연습이 끝나고 공연 팀을 만났다. 다음은 김나영과의 일문일답이다. Q. 이 소리극의 주제가 무척 창조적이에요. 어떻게 이런 주제로 소리극을 만들 생각을 하셨나요? A.'빨간 머리 앤'을 봤는데 거기서 감자 3개로 전기를 생산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해서 장혜리 기획자에게 물어봤어요.(감자와 고구마 등의 일부 작물은 미약하지만 전류가 흐르는 성질 때문에 소금물 등의 전해질이 있다면 전력을 생성해낼 수 있다.)이야기가 오가다가 전기를 주제로 공연을 만들고 싶다 생각했어요. Q. 왜 루이지 갈바니에 대한 소리극을 쓰셨나요? A.판소리가 가지고 있는 ‘한’의 정서가 있잖아요. 분노, 체념, 원망, 슬픔 등을 느꼈을 만한 과학자를 찾아봤어요. 갈바니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그때 당시 연구 성과를 인정받지 못한 과학자이기 때문이에요, Q. 이 소리극은 무슨 장르인가요? A. 포스터에 ‘과학 소리극’이라고 적혀있지만 정확한 장르는 ‘창작 판소리’라고 하면 되겠네요. Q. 소리극에 나오는음악을 작곡하면서 전통 판소리 다섯 마당을 참고했나요? A. 봤죠. 전통 판소리 책을 다 꺼내 놓고 봤어요. 안 그러면 발라드처럼 돼버려요. 이빛나: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Q.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를 위한 준비 기간이 얼마나 됐나요? A.1월에 회의를 하고 2월에 만나서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한 다음 실질적으로 3월부터 준비를 시작했어요. Q. 이 중 가장 독특한 곡은 무엇인가요? A.작품의 타이틀곡인 ‘개구리 뒷다리’라는 곡이에요. 이 곡은 갈바니의 감정의 절정을 보여줘요. 갈바니의 인생을 정리한 ‘틀리지 않았소’ 라는 곡도 마음에 들어요. 이 곡은 한국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한’의 정서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8월 12일, 작품을 보았다. 노래와 춤, 연기가 어우러지는 뮤지컬의 공연 양식과 비슷했다. 음악들은 건반 반주에 창작 판소리가 얹어진 형식이었다. 무대 장치에도 공을 들였다. 바닥에 갈바니의 통과하지 못한 연구 자료들이 떨어져 있었다. 신형식 소리꾼이 노래할 때 공연 장치로 쓰인 흰색 커튼에 가사가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강렬한 빛을 벽에 쏨으로써 공연의 키워드 중 하나인 전기를 연상케 하는 레이저 쇼도 있었다. 러닝타임은 1시간으로 짧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형식의 소리와 윤효원의 연기는 관객의 박수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다하는 청년들, 실패를 동기부여로 삼아 계속해서 실험하여 과학 발전을 도모하는 과학자들에게 응원과 존경의 목소리를 보낸다’라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음을 관객의 환호로써 알 수 있었다. 현대음악이 국악보다 더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퓨전국악은 전통국악보다 공감을 얻기 쉬울 수 있다. 요즘은 뮤지컬뿐만 아니라 국악 관현악, 실내악 곡에서도 퓨전이 사용된다. 우리 음악을 계승하려면 한 사람이라도 더 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악을 이용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 작품과 같이 퓨전국악을 바탕으로 하는 공연들은 우리 국악계에 자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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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 “대한민국 애국가 논했다”지난 9월 3일 강남제일교회에서 ‘KMCA’, ‘한국국민악회’, ‘안익태기념재단’, ‘국가상징연구회’ 단체가 함께 한 ‘대한민국 애국가를 말한다’를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다. 문성모 국민악회 회장, 전인평 한국음악평론가협회 이사장, 김승열 안익태기념재단 연구위원, 김연갑 국가상연구회 위원이 애국가에 대해 각자의 견해를 제시하였다. 김승열 교수와 전인평 교수는 안익태의 친일활동 의혹 제기에 대한 과도한 해석과 기혹한 평가에 대해 지적하고, 의혹이 제기된 1960년대의 상황과 배경을 제시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문성모 박사와 김연갑 이사장은 애국가의 변천 과정과 작사에 관한 문헌적 증거를 들며 작사자가 윤치호임과 통일의 시점까지는 존속해야 하는 이유와 당위성을 제시했다. ‘에텐라쿠’와 ‘만주국환상곡’ 안익태 내재적 해석 필요 문성모 외장의 진행으로 첫 발표에 나선 ‘김승열 교수’는 안익태 기념재단 연구위원으로 안익태의 친일행적을 적시하는 대표적인 사례인 ‘에텐라쿠’ 논란에 관하여 "이는 통일신라 시대의 ‘강천성곡’이 오히려 통일신라로부터 일본 헤이안시대의 교토로 넘어간 것”이라 전제하고, '에텐라쿠' 음반해설과 일본아악회 자료 어디에도 '에텐라쿠'가 천황에 대한 충성을 주제로 한 노래라는 설명은 없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안익태의 대표적 친일 논란 작품인 ‘만주환상곡’에 관해서도 안익태의 조카 안경용씨의 기록을 들어 반박했다. "평양에서 나고 자랐던 안익태에게 만주는 오히려 유년 시절 좋은 추억들이 깃든 긍정적인 장소라고 하였으며, 실제로 자주 평양과 만주를 오갔다”를 인용하여 이 작품은 안익태에게 어릴 적 향수를 가져다주는 '환상곡'일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하였다. 1960년대 국내 음악가들과의 갈등이 단초 전인평 중앙대 명예교수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위대함이 폄훼되는 것에 큰 우려를 표하였다. 안익태에 대한 의혹의 단초는 1960년대초 한국 음악계와 안익태의 갈등 양상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당시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안익태가 국내 음악가들과의 갈등이 현재의 안익태의 친일 논란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며 "만약 안익태와 국내 음악인들이 서로 협동하였다면 한국 음악계가 20~30년 더욱 빠르게 발전”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문헌적 증거로 윤치호 작사 입증 이번 학술대회를 주관한 문성모 회장은 그간 많은 논란이 되었던 여러 애국가 작사설에 관하여 역사적 자료들을 연주를 통해 구체적으로 비교하며, 현 애국가의 출현까지를 상세하게 논의 하였다. 이 과정에서 작사자로 거론된 5명 중 윤치호에 역점을 두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윤치호가 애국가를 작사하였음에 가장 큰 무게를 싣는 이유는 대부분의 작사자로 주장되는 인물들은 단순한 증언에 의존한 것에 비하여 윤치호는 증언만이 아닌 문헌적 중거가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와 함께 3,1운동으로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이어 온 과정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결론 부분에서 김구선생의 환국시 장준하가 기록한 애국가 사연을 전했다. "애국가는 우리들의 심장에 경련을 일으키면서 조국을 주먹 안에 움켜잡은 듯이 떨게 했다. 애국가를 끝까지 부르지 못하고 울음으로 끝을 흐렸다. 울음 섞인 합창, 그것이 그때의 나의 가슴속에 새로 지어진 애국가다. 노 투사는 마치 어린이처럼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달래지도 못했다. 그 어느 누가 이 애국가를 울지 않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발음을 못하고 입술을 깨무는 노 혁명가의 감격스러운 모습. 그의 두꺼운 안경알에 뽀얀 김이 서리더니 두 줄기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나는 마치 한 소년처럼 여울지는 가슴을 느끼며 어깨를 두 팔로 감싸 안았다. 이런 감격의 순간은 언제 또 올 것인가. 통일의 그날이 바로 그 순간일 것이다. 민족의 감격을 선창자와 지휘자 없이도 합창하게 할 미래의 노래가 애국가다.” 제헌국회 "통일 때까지 현 애국가 유지” 정신 존중 김연갑 위원은 지난 정부 시절의 막무가내식 애국가 폄훼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원적인 논리가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세 가지를 주장했다. 하나는 윤치호와 안익태의 신앙심과 애국심에 의한 작사 작곡을 이후의 문제를 소급, 적용하여 무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둘은 작사 작곡 작품을 ‘애국가’로 선택한 것은 두 사람의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민중)들이 필요성에서 선택한 것임으로, 두 분의 성향을 들어 부인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셋은 제헌국회에서 국가상징 제정을 논의 한 결과 최종 회의에서 "적당한 시기에 남북 전 민족의 의사로 제정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논의를 통일 될 때까지 보류하기로 결의 한다”라는 총평은 오늘에서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론에서 매우 문제적인 주장을 끝을 맺었다. "애국가의 곡명과 위상은 작사 작곡자의 의지가 아닌, 우리(민중)의 선택이다. 그러므로 애국가 자체가 친일을 한 적이 없음으로 비제도적이고 한시적인 국가 기능의 애국가 위상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이 선택이 지혜로운 것이란 사실을 통일을 앞당겨 입증해야 할 뿐이다.” 이번 논의는 전정부에서 다양하게 제기된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이란 점에서 주목이 된다. 이날 발표회 객석에는 안창호 작사설 주장자인 안용환 석좌교수와 해위기념사업회 회원 등이 참석하여 관심을 보였다. 한편 주최 측은 학술회의 전 발표를 유튜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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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마이어, 죽음을 넘어 빛이 된 비운의 사진가.소멸함으로써 빛을 발하던 한 여인의 자가 촬영 사진. 그녀는 한평생 가치 있는 사진을 찍어왔지만 사망 직후에서야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 비극적이지만 명예와 영광으로 가득한 이야기를 기술한 책, ‘역광의 여인, 비비안 마이어’를 소개하려 한다. 이야기는 2008년 12월, 시카고 로저스 파크에서 한 노파가 빙판에 쓰러진 채 발견된 것으로 시작된다. 그녀의 이름은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 수십 년 동안 수만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정작 자신은 그 사진을 보지 못한 비운의 사진가이다. 그녀는 생사를 헤매다 2009년 4월 26일 사망한다. 장례는 그녀가 옛적에 17년간 보모로서 보살펴왔던 존, 매튜 그리고 레인 겐스버그 삼형제에 의해 치러졌다. 그들은 비비안의 초상을 요약해서 <시카고 트리뷴>에 게재했다. 그것이 그녀의 사진이 빛을 보게 된 계기가 됐다. '시카고 트리뷴'에 존재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젊은 부동산 중개인 존 말루프가 찾던 것이었다. 그는 2007년에 열린 경매에서 비비안의 네거티브 필름이 담긴 상자를 샀다. 2년 후, 그의 감각적인 안목으로 자신이 구매한 것이 비범하다는 것을 확신했고, 구글 검색을 통해 얼마 전 올라온 그녀의 장례 보고서를 발견했다. 그 후로 삼형제를 만나 그들이 알고 있는 비비안 마이어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삼형제는 기억했다. 그녀는 카메라를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숨 쉬듯이 사진을 찍었다. 마치 자신의 생명이 그것에 달린 것처럼.” -25p 존 말루프는 자신이 보물을 발견했다는 것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는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을 사들인 다른 구매자들을 찾아내 대부분의 사진을 사들였다. 하지만 뉴욕의 대형 미술관들은 그와 협력하기를 거부했다. 결국 그는 이베이에 네거티브 필름을 팔아 번 돈으로 시카고 문화센터에서 비비안 마이어의 전시회를 열었다. 대중은 열광했고, 곧 이 파급력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존 말루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큐멘터리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Finding Vivian Maier>를 제작했다. 이후 세간의 반응은 확실하게 좋았다.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에는 지저분한 거리, 얼룩이 있고 찢긴 더러운 옷들이 등장한다. 구멍 난 신발과 도랑에서 노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지친 여자들과 세속적인 남자들이 등장한다. 두아노풍의 부드러운 노스텔지어는 전혀 없고, 학교 의자에 앉은 꿈꾸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앞에서, 정면에서 포착한, 전혀 미화되지 않은 현실이 그 속에 담겨 있다.” -36p 위의 글처럼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에는 사람들과, 그들의 미화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이 포착돼 있다. 사람 또는 삶의 형태에 초점을 맞춘 그녀의 사진과는 달리 인생은 외롭고 고달팠다. 그 어두운 인생의 내막은 이 책의 저자인 가엘 조스와 존 말루프에 의해 세상에 나온다. 비비안 마이어는 1926년 2월 1일 뉴욕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불화로 인해 남편과 헤어졌고 불량아인 오빠가 빈번히 사고를 일으키는 가운데 혼자 방치되었지만, 친할머니 마리아 하우저 마이어와 외할머니 외제니에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었다. 가난한 어머니와 비비안의 소식을 들은 뛰어난 사진가 잔 베르트랑이 모녀를 자기 집에서 지내게 해주었다. 저자 가엘 조스는 비비안의 사진가적 재능의 토대가 이 시기에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후 1932년에 어머니의 고향 프랑스로 가서 6년을 보낸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어머니를 따라 돌아온 뉴욕에서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할 상황이 되자 보모 일을 직업으로 택한다. 일을 할 수 있게 되자마자 할머니와 외할머니, 이모할머니의 유산으로 구매한 사진기 롤라이플렉스로 여러 사람들을 찍어왔다. 후에 시카고에서 50여년을 가난한 보모로 살면서도 사진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작업은 사람들의 얼굴에, 초상 사진에 집중되었다. 소외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아메리칸 드림에서 버림받은 사람들, 피곤한 노동자들, 장애인들, 삶에 지친 여자들, 씻지 못해 지저분한 아이들, 노숙자들의 얼굴에. 가끔은 보석으로 치장하고 모피를 두른 채 험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상류층 여성이나 더블 버튼 정장 차림에 시가를 문 채 짜증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는 사업가 남성의 모습을 냉소적인 눈으로 포착하기도 했다.” -111p 비비안이 어떻게 사진가적 재능을 발견했는지는 미스터리이다. 카메라 조작법을 알고 있던 어머니에게서 또는 어린 비비안을 돌봐준 잔 베르트랑에게서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지만 모두 추측일 뿐이다. 게다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어쩌면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녀가 찍은 사진들에 대부분 사람이 찍혀 있다는 사실이 의문이지 않은가. 비비안은 그녀가 돌보는 아이들, 거리의 사람들을 사진에 담아내는 데에 평생을 바쳤다. 가난한 그녀가 자신을 돌볼 여유도 없는 상황에서 왜 사진에 집착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또한 가치 있는 필름들을 한가득 가지고 있었으면서 전문가들에게 보내지 않았는지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인간관계에 상처가 있는 그녀가 왜 사람의 사진을 찍었을까? 그녀의 삶에는 수많은 상처와 이별, 외로움이 함께했는데 어떻게 사진에서 공감과 연민의 시선이 느껴질까? 수많은 사람의 사진을 찍으며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평생 카메라에 담아왔던 사진들이 빛나고, 자신은 그 뒤에서 역광을 맞길 바라지 않았을까. 많은 질문을 던지게 하는 비비안 마이어의 일생, 그리고 그 이후. 저자인 가엘 조스가 집요하게 찾아낸 단서들이 ‘역광의 여인, 비비안 마이어’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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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HIP’ 결합의 ‘국악bar4’지난 15일 인사동의 복합 문화 공간 코트(Kote)를 방문했다.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인사동 Kote 입구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곳에서 열린 ‘국악bar4’는 ‘국악bar’의 4년째 주최를 알리는 말로, 국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한군데 모여 전통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이다. 네트 워크가 끈끈한 만큼 외부인과의 화합이 어려운 국악계의 저변 확대를 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기도 하다. 이 행사는 박종원, 노호태, 이반희, 최원철, 장준익의 기획 하에 진행되었다. 코트의 건물 중 큰 마당이 있는 건물로 들어갔다. 1층 계단 앞에서 방역 체크를 하고 나서 공연과 네트워킹 파티가 주최되는 2층으로 올라갔다. 국악 바(bar)의 공연은 연주자와 관중의 소통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무대와 객석이 가까우며, 한정된 인원 70명만 예약 받는다. 무더위가 기승함에도 불구하고 총원 70명이 모두 모였다. 인스타그램에서 국악bar의 소식을 접한 그들은 새로운 사람들과 먹고 마시며 우리 음악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음은 국악bar 시리즈 주최자이자 세종여권케이스를 디자인한 제품 디자이너 박종원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Q. ‘국악bar’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A. 처음에는 미국의 재즈바 문화와 한국의 전통 국악을 엮어서 젊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했다. 다양한 국악 공연인이 많다. 국악bar는 이 아티스트들과 남녀노소 가릴 거 없이 어울릴 수 있는 콘텐츠 공간이다. Q. 국악bar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전통 디자이너로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미국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대표님을 만났다. 그때 대표님은 내가 전통 디자이너로써 인터뷰한 콘텐츠를 보시고 연락을 주셨다. 처음 만난 날 대표님은 "미국에서 국악을 즐기다 왔다. 미국의 문화와 한국의 전통을 결합시키면 재밌을 것 같다.”라는 말을 전하며 나와 함께 의논한 결과 나온 아이디어가 국악bar이다. 신기하게도 처음 만난 날 국악bar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Q. 어떻게 운영이 되나? A. 체계적으로 운영 되는 곳은 아니고 각자 사회에서 맡은 일이 있지만 그 중에서 다른 디자이너, PD 친구들이 모여서 운영한다. 국악bar를 하자고 얘기가 나오면 모여서 한 달 정도 준비한다. Q. 4년간 이어왔지만 지난해에는 운영이 되지 않았는데, 코로나의 영향인가? A. 작년에는 코로나가 심해서 행사하기에 좋지 않았다. 코로나가 잦아들고 이전 시즌과 다른 공간 Kote에서 다시 시작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Q. 어떤 콘텐츠가 있는가? A. 핵심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은 팀을 불러 이벤트성으로 진행하는 국악 공연과 사람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네트워킹 파티 혹은 애프터 파티가 있다. 이전 국악bar에서는 국악 EDM DJ를 불러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네트워킹 파티를 진행했었다. Q. 국악bar4가 성공적이었나? A. 70명 좌석이 매진 됐다는 것만으로 국악bar의 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매진이 될 만큼 국악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우리의 의도와 맞게 성공했다고 본다. 끝나고 나서 성공했다고 확신을 한 건 공연 팀조차 함께 남아서 공연과 파티를 즐겼을 때이다. 사실 행사라 하면 공연이 끝나면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나. Q. 참여한 사람들의 성향은 어떤 편이며, 그 중 국악인은 몇 프로로 추정되나? A. 확실히 전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 일부만 국악 전공자였다. 그 외에도 예술 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았다. 그래서 더 공감하고 즐겼던 것 같다. Q. 장소 선정의 기준이 무엇인가? A. 장소는 우선적으로 공연을 할 수 있고 공연하는 곳에서 음식과 음주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선정하고 있다. 그 기준에서 예술가가 설 수 있는 곳으로 알아보고 있다. Q. 3차에 비해 장소, 분위기 등 전체적으로 만족했나? A. 3차는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진행했다. 국악bar의 컨셉을 유지하기에 ‘KOTE‘라는 복합 문화 공간이 인사동 거리라 전체적인 분위기나 흐름이 잘 맞았다고 생각했다. Q. 국악 bar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A. 국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또 즐기고 싶은국악을 좋아하는 비전공인이 많다는 것을 국악인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우리의 전통 문화를 알리는 것이 목표이다. 국악bar를 통해 ‘Hip’한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공연 입장과 함께 bar에서 전문적으로 제작된 술을 받을 수 있었다. 1부 ‘줄헤르츠’ 2부 ‘김율희, 서영도’가 공연했다. 줄헤르츠는 가야금, 거문고, 아쟁으로 구성된 그룹으로 이번 공연에서 인도 음악 음계를 사용하거나 거문고를 타악기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였다. 2부에서 공연한 김율희는 루프스테이션(Loop station)을 사용해 라이브로 노래를 녹음하여 반주로 삼는 등 색다른 무대로 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김율희와 함께한 서영도의 기타는 노련함이 느껴지는 연주였다. 서로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관객들이 웅성웅성했지만 이내 독특하고 창의적인 공연에 매료되었다. 인터미션 시간에는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혹은 술잔을 부딪치며 낯선 이들과 자유롭게 어울렸다. 취재에 응해준 사람 중 80프로는 국악 비전공자였으며 인스타그램 또는 소수의 사람들이 속해 있는 전통 커뮤니티에서 국악bar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운영진들은 국악bar4의 대성공에 만족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박종원 매니저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남녀노소 국악 공연과 파티로 연결하고, 국악인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국악bar입니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국악인들과 파티를 벌여오다 이렇게 코트에 상륙하게 되었습니다. 수준 높은 공연과 먹고 마시는 파티가 준비되어 있으니 함께 해주세요!(인스타그램 계정 아이디: gugak_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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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룹 ‘공명’, ‘강과 사람들’을 주제로 공연 성료지난 7월 2~3일에 서울 돈화문국악당에서 그룹 ‘공명’이 ‘강과 사람들’을 주제로 공연하였다. 인류와 자연 간의 평화적이며 포용적인 관계에 대한 바람을 음악과 소리로 표현했다. 자연과 환경을 주제로 하고 있는 만큼 공연에 여러 장치를 해놓았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폐현수막을 장구 피로 재활용하여 소, 말, 양 가죽을 대신한 것이다. 공연 주제에 따라 동물 보호에도 의미를 둔 것이 인상적이다. 팜플렛을 만드는 데에도 많은 탄소가 발생한다 하여 최소한의 것만 만들고 QR코드로도 곡을 안내 받을 수 있게 했다. 작품 모두 ‘자연과 인간’을 표현한 것으로, 특히 물과 관련된 소재가 많았다. 그 예로 오프닝 ‘Source(근원)’는 그 제목답게 한강의 근원지를 표현하였다. 이 곡은 멤버 임용주의 악기 음색을 즉시 조정하는 모듈러신스로 단소와 장구의 소리를 흐르는 것 같은 음색으로 바꾸는 효과를 주었다. 작품 ‘River(강)’, ‘공경도하公竟渡河’. ‘A Corner(모퉁이)’, ‘연어이야기’, ‘Circulation(순환)’ ‘With Sea(바다와 함께)’등이 물을 표현하였다. 그 중 청중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은 단연 공명의 창작악기 ‘스트링뱀부(string bamboo)’가 사용된 ‘Circulation‘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곡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우드쉐이커(Wood shaker)’를 멤버 송경근이 연주하였는데, 목재를 사용한 타악기이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소리를 연출하여 청중의 감동을 이끌어냈다. 공연에서 가장 큰 성과는 멤버 박승원의 스트링뱀부 연주이다. 스트링뱀부는 스페이스뱀부(Space bamboo)라는 주제로 공연을 준비할 때 제작된 것으로, 왕대(큰 대나무)에다가 베이스기타 줄을 얹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원래는 스틱으로 소리를 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활로 연주한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자연의 소리를 표현하는 데에 둔탁한 스틱보다 부드러운 활의 소리가 더 잘 어우러진다고 판단한 듯하다. 활로 연주한 소리는 아쟁 또는 첼로와 비슷하게 들렸다. 이 악기는 ‘Circulation’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악기의 독특한 음색은 미디 사운드와 어우러져, 곡이 끝나고 박수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스트링뱀부처럼 직접 창작한 악기도 연출에 새로움을 더했지만, 서양 악기인 ‘자일로폰(실로폰)’과 호주 원주민의 전통 관악기 ‘디저리두(didgeridoo)’, 19세기 프랑스에서 사용된 ‘하모늄(harmonium)’과 같은 세계 각지의 악기도 자연을 표현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듣기에 생소한 디저리 두는 긴 관악기이며 깊고 풍부한 소리가 난다. 이 악기는 ‘Walkabout’에서 효과음의 역할을 하는 데에 사용되었다. 하모늄은 후에 하모니카, 아코디언, 멜로디언 등으로 개량된 가정용 오르간이며, 기본 음색은 오르간과 비슷하다. 이 악기도 ‘Walkabout’에서 평온한 자연의 소리를 연출하는 데에 일조했다. 25년 역사를 맞은 그룹 ‘공명’은 강선일, 송경근, 박승원, 임용주의 4인 구성으로 1997년 추계예술대학교에서 결성되었다. 이들은 국악을 기반으로 곡과 악기를 창작하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일본, 뉴질랜드, 독일, 영국 등 세계 각지에 이름을 알려왔다. 이번 공연으로 그들은 인간과 자연의 만남을 주제로 독특한 음악적 견해를 표현하는 데에 성공을 거두었다. 미디 사운드와 국악기의 결합은 모듈러신스의 음색 조정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창작악기의 사용으로 새로운 국악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큰 자랑거리일 것이다. 청중들은 박수로 그들의 음악적 시도를 높게 평가하였다. 공명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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